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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공부

30대가 되어서야 경제적 자유의 힘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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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예체능 전공자이다. 그 중에서도 디자인(미대).

많은 예체능 전공자들이 그렇겠지만 이 계열은 정말 인풋대비 아웃풋이 안나오는 분야이다.

이르면 초-중학생때부터 대학교 입학까지 고액의 미술학원 비용을 지불해야하고,

고등학생이 되면, 상위 티어의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하루종일 공부만 하는 인문계 학생들과 

성적을 겨루어야 하기때문에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정말 시간을 쪼개고 쪼개 공부해야하며,

대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더라도 밤을 세우지 않으면 해치우지 못하는 과제량과 각종 교양시험공부에 파묻혀 산다.

많은 미대생들이 공감하겠지만 미대가면 시험기간에는 놀아서 부럽다던지, 성적 컷이 낮으니까 쉽게 대학을 갔을거라는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볼 때 마다 정말 억울하고 분하다(실제로 성적컷이 낮기나 하면 덜 억울하겠음)

이렇게 갖은 고생 끝에 대학교를 졸업을 하고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커리어의 길은

1. 죽음의 디자인 스튜디오 취직

2. 유학

3. 말도 안되는 T.O의 대기업 지원

4. 대학원-교수 

5. 프리랜서(사업)

정도인데, 대부분은 1과 3을 병행하다가 바늘구멍을 뚫지 못해 1로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1의 길을 택했을 때 많은 친구들이 하루 10-20시간의 업무를 하며 세후 100후반~200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물론, 일을 마아않~이 배울 수 있기때문에 저 시기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기 회사를 설립하는 친구들도 있다. 

 

나의 경우는 대기업에 취직한 인문계 친구들을 보면 나보다 월등히 나은 스펙도 아님에도 워라밸도 좋고 연봉도 많이 받는데

내 가치는 단지 '디자인'을 전공했다는 이유만으로 후려쳐지는게 싫어 온갖 요상한 경력을 쌓다가 결국 운좋게 3의 경우에 선택(?)되었다.

(생각해보면 이것이 나의 '타이탄의 도구들'에 대한 간접 경험이었던 것 같다!)

그럴듯한 회사 타이틀, 비교적 고액의 연봉, 보장된 워라밸을 바탕으로 내 삶은 이제 안정가도를 달리는 듯 했지만

다니고 있는 회사 내에서도 내가 속해있는 사업부에 따라 동기들끼리도 받는 대접이 너무 달랐고 (심지어 부서는 내가 선택한 적이 없다)

결정적으로 회사가 전체적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되며 임금을 깎는거지만 마치 복지인것 처럼 포장하는 눈물겨운 노력이

너무 가소롭고 지겨워서 이직을 하려했더니 터지는 코로나......와 함께 뜬금없이 결혼을 하게되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비용문제로 남자친구와 잦고 격한 ㅋㅋㅋ 다툼이 있었다.

사실 그렇게 큰 비용도 아니었는데 이러고 있다는게 너무 속상했고,

무엇보다도 결혼 후에는 양가 부모님께 얼마씩 드려야 할것인지 등등에 관해 예산을 짤 때 우리의 앞날을 위해

부모님 용돈을 깎아야만 할때, 내 인생의 전부였던 여행비용을 깎아야만 할 때 등등.. 너무 서럽고 현타왔던 순간들이 많았다.

그 시기를 지나고 나서도 나의 마음의 갈등은 식지 않았는데 남편의 직업상 우리는 떨어져지내야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남편이 떨어져 지내면 좋은 점도 분명 있지만 ㅋㅋㅋ

일단 자녀계획을 세울 때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고, 내가 어떤 문제에 직면했을때 나는 항상 혼자 헤쳐나가야만 한다는 사실이 싫었다.

 

학교 동기 오빠중에 인터넷에 판타지 소설을 연재하여 크게 성공한 오빠가 있다.

이 오빠의 소개로 나와 가장 친한 친구도 동료 작가와 결혼을 하게되었고 이 커플들 끼리는 자주 놀러다니는데,

시간과 장소, 돈의 압박에서 벗어나 정말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물론 마감때가 다가오면 노트북을 가지고 호텔에서 글을 쓰기도 하더라ㅋㅋㅋ)

결혼 이후 처음으로 세운 이 커플의 휴가계획이 포르투에서 1년 살기였으니..정말 꿈같은 계획이다. 

심지어 그러니 결혼준비에서도 잡음이 없이 정말로 행복한, 인스타툰에서나 보던 다정한 커플이 되었다.

경제적 자유, 시간적인 자유, 공간적 자유는 삶의 질을 이렇게나 끌어올릴 수 있는 엄청난 것이었다. 

다른 결혼한, 결혼준비중인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이 월급쟁이 커플이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이 두 커플들만은 달랐다. 이 것이 얼마나 큰 삶의 기쁨인지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하게되며 정말 피부로 와닿게 된 것이다.

 

나는 내가 정말 열심히 쌓아 올린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살고 있었는데 그저 자기위안일 뿐이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물론 내가 쌓았던 것들은 내 삶을 최악으로 치닫지 않게 해주는 보호장치 역할을 해주고있지만

저 커플들의 삶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이었다.

항상 어렴풋이 가지고만 있던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나는 아마 평생

'이번 부모님 생신때는 식사비와 용돈으로 얼마를 지출해야하는지, 한 달 식비를 얼마 초과했는지,

통장에 남은 가용금액이 얼마인지, 자기계발을 위해 산 책임에도 얼마나 지출을 많이 했는지' 따위의 이유들로 고통받을 것이다.

 

나는 행복한 가족을 만들고 싶고, 내 가치를 인정받고 싶고, 돈 때문에 한푼 두푼 계산해가며 치사하게 구는것도 싫다.

나는 이것을 3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깨달았다. 관련해서 유튜브와 네이버 등에 조금만 검색해봐도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일찍 깨닫고 실행에 옮기고, 이미 큰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 나의 동기오빠와 친구 남편도 일찍 깨닫고 이룩한 사람들 중 한명이었겠지.

 

늦다면 늦은 이 시기이지만 시작해보려한다.

나는 자유로워지고싶다.

사랑하는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싶다.

 

 

행복했던 우리의 신혼여행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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